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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세바시 (유병욱님) 내 인생의 '벽'이 있다면 당장 할 일

연신유찐3 2025. 2. 1. 16:37

https://www.youtube.com/watch?v=ok6NKA5Kvlk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됩니다.

 

낯선 것을 마주하는 용기

 

저는 광고를 만드는 유병욱입니다. 2003년, 광고업계에 입문한 지 2년 차였던 저는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퇴근 후 ‘크리에이티브 심화 과정’이라는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그 강사는 스타 광고인이셨던 박웅현 CD였고, 수업 중 한 가지 과제를 주셨습니다.

익숙한 것이 아닌, 낯선 것에서 찾기

“당신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가져와 보세요. 단, 익숙한 것이 아니라 낯선 것에서 찾아보세요.”

 

 저는 ‘낯선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불교 미술을 선택했습니다. 미술은 중학교 때부터 저에게 커다란 벽이었거든요. 미술 선생님이 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실기 시험 점수도 좋지 않았어요. 다른 과목은 모두 우수한 성적을 받았는데, 미술만 ‘우’를 받았을 때의 좌절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술이 내 길이 아니라고 단정 지었고,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되었죠.

하지만 발표를 위해 불교 미술을 공부하면서 뜻밖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두려워했던 미술이 사실 그렇게 높은 벽이 아니었다는 것이었어요. 중학생 때는 싫고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막상 공부해보니 흥미롭고 즐겁기까지 했습니다.

벽을 넘으면 다리가 된다

 이 경험을 계기로 저는 계속해서 벽을 넘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발표 주제로 한국 미술을 선택했고, 이후 광고를 잠시 쉬고 영국 유학을 떠났습니다. 영국의 미술관들은 대부분 무료였고, 내셔널 갤러리는 학교에서 두 정거장 거리였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겁이 났지만, 가보니 교과서에서 보았던 명화들이 가득했어요.

 그러면서 ‘서양 미술도 공부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미술사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유럽 곳곳에 명작들이 흩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죠. “앞으로 2년 동안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을 직접 보러 다녀보자.”

영국과 유럽은 여행하기가 쉬웠고, 덕분에 저는 여러 나라의 미술관을 돌며 명화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피렌체에서는 보티첼리, 비엔나에서는 에곤 실레, 그리고 루브르에서는 다빈치를 보며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해나갔어요. 책 속의 그림들을 실제로 마주하며, 저는 미술을 향한 두려움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광고와 미술이 만나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다시 광고 일을 시작하면서, 미술을 배운 경험이 제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저는 원래 텍스트를 다루는 카피라이터였지만, 점점 비주얼과 디자인까지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초등학생용 의자 광고를 만들면서 아이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한 번은 광고 편집실에서 3D 그래픽으로 제작한 화면을 보았는데, 너무 많은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광고의 핵심인 ‘의자’가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때 미술에서 배운 ‘선택과 집중’이 떠올랐습니다. 루벤스는 시선의 흐름을 활용했고, 렘브란트는 빛을 이용했죠. 한국화의 거장 겸재 정선 역시 박연폭포를 그릴 때 바위의 형태를 단순화하여 폭포의 흐름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편집팀에 말했습니다. “7번 외계인, 한번 빼볼까요?”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자 광고의 핵심이 더 명확해졌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하지 못했을 선택이었지만, 미술을 배우며 얻은 통찰력이 저를 변화시킨 것이었죠.

후배들에게도 ‘벽 넘기’를 권하다

 이런 경험이 너무나 소중했기에, 후배들에게도 벽을 넘어서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12년부터 광고인을 꿈꾸는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주니어보드’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활동하며, 9년 동안 같은 과제를 내고 있습니다.

 그 과제의 이름은 ‘벽 과제’입니다.
 누구에게나 벽이 있지만, 그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저에게 미술이 벽이었지만, 결국 그것이 제게 다리가 되었듯이, 후배들도 자신의 벽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결론: 벽을 두려워하지 말자

 

 낯선 것을 마주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을 넘어섰을 때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미술이라는 벽을 넘으며 창의적인 사고를 키웠고, 광고라는 분야에서도 더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어떤 벽 앞에 서 있나요? 그 벽을 두려워하지 말고, 넘어서 보세요.
어쩌면 그 벽이 언젠가 여러분에게 가장 든든한 다리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마치며...

이 강연을 볼 당시에, 너무 초월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랬을까.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르고 듣던 에이브릴라빈의 'knocking on heaven's door' 노래가 떠올랐다. 앗차차! 그런데 그 벽(문) 마저 눕히면 안될텐데...(?)ㅋㅋㅋ 하면서 막 웃었다. 그 문마저 열어버리면, 하나님 뵐 수 있을까! (앗차차!)

 

 

English Recap

When you build a wall, it becomes a bridge.

 

The courage to face the unknown

My name is Byungwook Yoo, and I make ads. In 2003, when I was in my second year in the advertising industry, I wanted to be more creative, but I felt that I wasn't good enough. So I started taking a class called “Creative Enrichment Course” after work. The instructor was CD Park, a star advertiser, and he gave me a task.

 

Look for the unfamiliar, not the familiar

“Bring in something you think is creative. But find it in something unfamiliar, not something familiar.”

 

 I thought about what “something unfamiliar” might be and chose Buddhist art. Art had been a huge barrier for me since middle school: my art teacher didn't really like me, my practical test scores weren't great, and I still remember the frustration of getting a “woo” in art when I was getting excellent grades in all my other subjects. So I decided that art wasn't for me, and I naturally stayed away from it.

 

However, when I studied Buddhist art for a presentation, I had an unexpected realization: the art I feared wasn't such a high barrier after all. What I thought was unpleasant and difficult in middle school was actually interesting and enjoyable.

 

Breaking through walls creates bridges

 I chose Korean art as my next presentation topic, and then took a break from advertising to study abroad in the U.K. Most of the museums in the U.K. were free, and the National Gallery was only two stops away from my school. At first, it was unfamiliar and intimidating, but when I went there, I saw all the famous paintings I had seen in my textbooks.

 

 I started reading art history books, especially Gombrich's History of Western Art, and I realized that there were masterpieces scattered all over Europe, so I decided, “Let's spend the next two years traveling to see the paintings in this book.”

 

The UK and Europe are easy to travel to, so I was able to visit museums in different countries and see the masterpieces in person. I saw Botticelli in Florence, Egon Schiele in Vienna, and Da Vinci at the Louvre, and I “broke the seal” one by one. By actually seeing the paintings in the book, I was able to completely overcome my fear of 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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