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홍가영님) 암 덕분에 특별한 사람이 됐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GCKhNuUkho

 

오롯이 생존만이 목표가 되는 삶, 여러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극단적 장기 생존자가 된 암 환자, 홍가영의 이야기

 

저는 6년 차 4기 암 환자 홍가영입니다. 암은 우리 삶과 너무도 가까운 병입니다. 통계적으로 세 명 중 한 명이 암 환자가 된다고 합니다. 혹시 주변에 암 환우가 있나요? 많은 분이 폐 전이와 뼈 전이는 들어보셨겠지만, 척수 전이나 뇌수막 전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은 있나요?

저는 사실 재작년에도 살아 있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두 발로 서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건 기적 같은 일이 아니라, 기적입니다.

암과의 싸움, 그리고 극단적 장기 생존자가 되기로 한 결심

뇌수막, 연수막, 척수는 머리에 붙어 있는 신경다발입니다. 암 전이 중에서도 뇌 전이는 예후가 몹시 나쁜데, 그 말기 단계가 척수 전이입니다. 척수 전이는 치료가 잘되면 여명 3개월, 치료가 되지 않으면 여명 1개월을 받게 되는 최악의 전이입니다. 저는 2019년 유방암 발병을 시작으로 2022년 척수 전이 진단을 받았습니다.

치료 후 건강한 삶을 위해 남편과 제주도로 이주했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삶을 기록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하지만 악플러들도 있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댓글부터, "저 사람은 얼마 못 살고 죽을 거야"라며 제가 선택한 치료법을 비난하는 글들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큰 충격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래, 악플러. 나 너보다 오래 살 거야. 누가 더 오래 사나 보자!" 그렇게 저는 극단적 장기 생존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극단적 장기 생존자의 공통점: 긍정적인 마인드

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으로 오래 사는 사람들을 ‘극단적 장기 생존자’라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종양내과 김범석 교수님의 책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에서 이 개념을 접했고, 제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극단적 장기 생존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긍정심', 즉 긍정적인 마인드였습니다.
암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투병의 고통을 인정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암 진단과 힘겨운 치료 과정

저는 신혼 생활을 하던 2019년, 아이를 기다리던 중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흔하지 않은 10cm 크기의 유방암과 희소성 암인 파제트 병이 동시에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항암 치료, 양쪽 가슴 전절제 수술, 추가 항암 치료까지 거친 후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기도 전에 암이 뇌로 전이되면서 4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후 몇 년 동안 암은 계속 재발하고 치료가 반복되었습니다. 뇌종양이 커지면서 결국 **개두술(머리를 여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암의 위치가 나빠서 종양을 모두 제거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전뇌 방사선 치료도 받았지만, 6개월도 안 되어 허리 통증이 시작됐고, 검사 결과 척수 전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통스러웠던 치료 과정

암 치료는 암 자체보다 부작용이 더 힘들 때도 많았습니다.

• 척수 전이 치료를 위해 '오마야 수술'을 받음
  머리에 관을 심고 척수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 신경 마비와 감각 이상
  하반신이 마비되었고, 피부 감각도 사라졌습니다.
• 극심한 통증과 부작용
  일반 진통제로도 통증이 잡히지 않았고, 결국 기저귀를 차고 생활해야 했습니다.
• 구토와 소화 장애
  변비와 설사를 동시에 겪기도 했고, 매번 치료 후 구토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정신적인 고통이었습니다.

남편의 헌신과 신앙의 힘

치료가 너무 고통스러워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남편과 함께 울며 절망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실에서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하면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남편은 화장실도 혼자 못 가는 저를 매일 정성껏 돌봐주었고, 그가 없었다면 저는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했고, 덕분에 치료도 기적적으로 잘 되었습니다.

암 환우들을 위한 변화

저는 척수 전이 환자의 희망이 되고 싶었습니다.

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신약 **'엔허투'**가 국내 승인되지 않아 많은 환자가 비싼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국민 청원 운동을 벌였고, 그 결과 엔허투의 국내 승인과 보험 적용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또 다른 신약의 승인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덕분에 저를 포함한 수많은 암 환우가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암 덕분에 비범한 삶을 살다

암에 걸리기 전 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암에 걸린 후 신약 승인 운동을 이끌고, 척수 전이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암 때문에 힘들었지만, 암 덕분에 특별해졌습니다.

버킷리스트와 앞으로의 목표
저는 버킷리스트가 있습니다.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극단적으로 오래 생존할 것입니다.
하프 마라톤 도전 & 환갑과 팔순 때 구독자들과 술 마시기

 

남편이 저에게 "세바시에 왜 나가?"라고 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남편, 인생은 이런 거야!"

 

마지막 메시지

암에 걸린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자책하지 마세요.
지옥 문턱에서도 감사할 이유를 찾아 돌아온 저를 보고, 아무리 힘들어도 조금만 더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극단적 장기 생존자'가 될 것입니다.앞으로도 계속해서 버킷리스트를 이루며 살아갈 것입니다.
여러분도 포기하지 마세요.살고 싶은데 돈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암 환자가 되어 더 특별해진 홍가영이었습니다. 

 

마치며...

2024년 5월, 사랑하는 작은엄마께서 유방암으로 소천하셨다.

마지막 서울대병원 병동에서 뵈었던 겨울날, 내가 제일 마음이 아팠던 것은 작은 엄마가 느끼는 미안함과 죄책감 같은 것이었다. 작은엄마, 작은 엄마의 탓이 아니예요. 누구의 탓도 아니예요. 사랑해요, 옆에 있어요. 슬프지만 함께 있어 좋아서 웃고 있어요. 보고 싶었어요. 꼭 안아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안아 드렸더니 참던 눈물이 터지시는 것 같았다.

 

우리 엄마의 명언이 떠오른다. 내가 코로나 때 엄청 아팠을 때였나... 딸 간호하느라 고생하신다고 말했더니 이러셨다.

 

"아픈건 너라 고생하는데 미안해까지 해야겠니??!!!"

 

당당히 아프고, 아픔을 마주하고, 겪고, 이기자.

혹여라도 몸은 지는 거 같아도, 마음으로 이겨보자. 저 멋진 가영님처럼!

미안해 하지 말자, 왜냐! 괜찮으니까!!!

 

 

The Story of a Terminal Cancer Survivor, Hong Ga-young

Hello, I am Hong Ga-young, a stage 4 cancer patient in my sixth year of battling the disease. Statistics show that one in three people will be diagnosed with cancer. Do you know anyone around you who is a cancer patient? Many may have heard of lung or bone metastases, but have you ever heard of spinal cord or leptomeningeal metastases?

I should have died years ago. But here I am, standing before you on my own two feet. This is not just a miraculous event—it is a miracle.

 

The Decision to Become an 'Extreme Long-Term Cancer Survivor'

The spinal cord and leptomeninges are bundles of nerves attached to the brain. Among all cancer metastases, brain metastases have the worst prognosis. The final stage of brain metastases is spinal cord metastasis, which, if treated successfully, offers a prognosis of three months and, if untreated, only one month.

In February 2019, I was diagnosed with breast cancer. By August 2022, I was diagnosed with spinal cord metastases. After a year of standard treatments, my husband and I moved to Jeju Island to focus on a healthier lifestyle.

Wanting to document my journey, I started a YouTube channel, and thankfully, it gained a lot of support. But where there are supporters, there are also haters. Some left cruel comments like, "Rest in peace."

At first, these words crushed me. Why are they telling me to die? I’m already battling a terminal illness.

But over time, I became more determined. “Fine. Let’s see who outlives whom.”
That was the moment I decided—I would become an extreme long-term cancer survivor.

 

What Do Extreme Long-Term Cancer Survivors Have in Common?

In the book What Death Told Life by Seoul National University oncology professor Kim Beom-seok, I learned a term: "extreme long-term cancer survivors." It refers to people with terminal cancer who manage to survive far beyond their prognosis.

These survivors all shared one trait: a positive mindset.
They accepted their diagnosis, acknowledged the pain, and never lost hope in overcoming their illness.

But staying positive was not easy.

 

The Journey Through Cancer: From Diagnosis to Treatment

In 2019, my husband and I were newlyweds, eagerly waiting for a baby. But instead of a blessing, we were met with a nightmare—cancer.

At the age of 30, I was diagnosed with two rare types of breast cancer—a 10cm hormone-positive breast tumor on my right breast and Paget’s disease, a rare cancer affecting only the nipple.

I underwent chemotherapy, a double mastectomy, and more chemotherapy. After months of treatment, I received the all-clear and was told my cancer was in complete remission.

But before even six months had passed, my cancer spread to my brain.

From then on, it became a relentless cycle of recurrence and treatment. The tumors kept growing, increasing brain pressure, and eventually, I had to undergo craniotomy surgery to open my skull.

Despite the difficulty of the surgery, the tumor’s location made complete removal impossible. So, I had to undergo whole-brain radiation therapy, but even that was not enough.

 

The Most Painful Battle: Spinal Cord Metastases

Six months later, I began experiencing severe back pain. I thought it was just a herniated disc or sciatica. But when the pain spread from my back to my pelvis and legs, tests revealed the worst possible diagnosis—spinal cord metastases.

At that time, there were no standard effective treatments for spinal cord metastases.
I had to undergo a procedure called Omaya surgery, where a catheter is implanted in my brain to inject chemotherapy drugs directly into my spinal fluid.

The side effects were devastating:

• Nerve damage and paralysis: My left leg was paralyzed, and I lost all sensation in my right side.
• Severe pain and incontinence: I couldn't control my bowels and had to wear diapers at night.
• Extreme nausea and digestive issues: I experienced both constipation and diarrhea at the same time—something I never thought was possible.

But beyond the physical pain, the emotional and psychological toll was even greater.

 

The Power of Love and Faith

There were countless nights when I cried uncontrollably, questioning whether I could survive. My husband and I prayed and read the Bible every day in our hospital room, comforting each other.

My husband became my greatest support, cleaning me, carrying me, and never once showing disgust or frustration. If it weren’t for him, I might have given up.

By maintaining a spirit of gratitude, I started noticing small miracles. And miraculously, my treatments began working.

 

Fighting for Cancer Patients: The Push for Drug Approval

During my journey, I realized that cancer patients should never have to give up treatment due to financial reasons.

A groundbreaking cancer drug called Enhertu (ENHERTU) was known to be effective for brain and spinal cord metastases, but it wasn’t approved in Korea. The cost was too high for most patients to afford.

I started a national petition campaign through YouTube, social media, and online communities to demand approval for Enhertu. My post went viral, and thanks to public support, Enhertu was finally approved in Korea and included in insurance coverage.

I also campaigned for another new cancer drug, which was also successfully approved.

Because of these efforts, many cancer patients, including myself, can now receive life-saving treatments at a much lower cost.

I may not have changed the world, but I helped change the world for cancer patients.

 

Finding Purpose in My Battle with Cancer

Before cancer, I was just an ordinary person. But after my diagnosis, I achieved extraordinary things—pushing for national policy changes, inspiring others, and becoming a symbol of hope.

I often think:
Did cancer ruin my life?
No.
Cancer made my life more meaningful.

I now have a bucket list, and I will survive as long as possible to accomplish every single goal.

• Run a half-marathon
• Celebrate my 60th and 80th birthdays with my YouTube subscribers

My husband once told me, "Why would they invite you to speak at a big event like this?"
Now, standing here today, I say to him:
"Honey, this is what life is all about."

 

Final Message: Hope for All

No one chooses to have cancer. Cancer is never the patient’s fault.
I never blamed myself for having cancer, and neither should you.

If you're struggling, if you’re feeling hopeless, please remember me.

I stood at the edge of death but still found reasons to be grateful.

No matter how difficult life gets, find one small thing to be thankful for today.

I am an extreme long-term cancer survivor—and I will continue to survive.